끝이 보인다.


옹색한 변명을 줄기차게 늘어놓는 상대 앞에서 아무런 코멘트를 하지 않고 뚱하게 바라만 보았다. 실은 만남 이전부터 할 말을 잃었고 변명을 들어주는 시점, 아니 마주한 순간부터 온라인 메신저나 모바일 인스턴트메신저처럼 대화를 차단하는 막 같은 것이 내 앞에 바리케이드를 쳤으면 좋겠다고. 그랬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상대의 우직함 내지는 우둔함에 익숙해진 탓에 그 이유가 타당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지레짐작고 알았지만, 끝까지 귀 기울였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껄끄러움과 거추장스러운 것이 싫어 이대로 덮어버리길 원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으니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다름이고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무지함이다.

변명이란 이유 불문하고 구성 맞다. 처절하기까지 하였다.
바닥을 보이지 않길 바라는 염원에 가까운 바람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무시당했다.
대화 중에 끝을 보았고, 데미지는 예상보다 담담했다.



by NoiR-k | 2012/03/03 14:15 | 처음과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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